# Prologue 어렵지만 혼자 생각에 철학 관련 책을 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선택한 책인데, 소크라테스, 플라톤, 칸트, 니체, 공자, 맹자 등 동서양의 주요 철학자들의 사상이나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는데, 아니었다. 소설가인 와이프가 철학자인 남편의 일대기를 약간의 철학 내용을 가미해서 에세이 형태로 쓴 책이다. 철학 관련된 내용을 보고 싶은 나의 목표는 달성하지는 못했어도 재미는 있었다.
# 책의 개요
ㅇ 제목 : 행복한 철학자
ㅇ 저자 : 우애령
미국에서 간호사 자격증을 받고 메디컬센터 암 병동에서 근무한 후 미시간 주립대에서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 문화일보 춘계문예에서 단편소설로 등단했고, 1994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었다. 그 후 『당진 김씨』로 이화 문화상을 수상하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장편소설『트루 먼스 버그로 가는 길』『행방』, 창작집『당진 김 씨』『정례』『숲으로 가는 사람들』, 에세이집 『사랑의 선택』『자유의 선택』『행복한 철학자』『사랑 활용법』『결혼에 관한 가장 솔직한 검색』『깊은 강』 등이 있다. 현재는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현실 치료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ㅇ 줄거리
행복한 철학자는 소설가인 우애령 작가가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인 남편 엄정식 교수의 이야기, 철학자와 와이프의 이야기, 철학자의 아들과 딸, 그 아들의 아들 등 가족 이야기를 에세이 형태로 썼다. 크게 4개 장인 '몽상가를 위하여', '가족 이야기', '즐거운 인생', '은곡재에서' 로 구분하여 써 놓았다. '몽상가를 위하여'에는 엄정식 교수가 벌였던 사건, 사고?들을 재밌게 써놓았고, '가족 이야기'에는 엄정식교수와 우애령작가의 가족 이야기, '즐거운 인생'에서는 엄정식 교수의 주위 이야기, '은곡재에서'는 은퇴 전, 후 엄정식 교수의 삶의 위안을 받는 충남 당진의 별장?과 거기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ㅇ 목차
- 몽상가를 위하여
오리이야기, 철학자의 아내, 버려진 존재들과 철학자, 철학자와 카니발, 풍차앞에 선 철학자(컴퓨터), 철학자와 거리의 여인
- 가족 이야기
철학자의 탄생, 철학자의 결혼, 철학자의 자녀들, 장남과 철학자, 꼬마 철학자, 철학자의 손자
- 즐거운 인생
철학자의 잔치, 시인과 철학자, 철학자와 봉봉, 철학자와 스포츠, 철학자의 서재, 철학자의 제자들
- 은곡재에서
당진의 철학자, 이태백과 철학자, 철학자의 여인들, 아폴로와 디오니소스, 그리고 철학자, 철학자의 귀항,
철학자의 편지
# 추천 점수 : 5점 만점에 4점 (스토리, 구성, 흥미, 교훈 4가지 평가요소)
그냥 철학자인 노교수의 잔잔한 이야기를 노교수의 딸이 그린 그림과 함께 만들어진 책이다. 만화같이 그림으로 책의 내용을 요약해 놓은 것을 보는 것도 좋았고, 딱딱하지 않게 노교수의 삶과 그의 사람들을 써놓은 것도 좋았다.
# 독후감
철학자의 취미, 생각, 현실 등 일상에 대한 이야기와 철학자의 탄생부터 결혼, 자녀들과 그 자녀의 자녀의 이야기가 있다. 철학자가 살아 온 인생과 살아 갈 인생을 위한 준비를 썼고, 마지막으로 오리와 철학자 라는 책속의 책이 있다.
철학자인 남편이 구조해 온 오리를 키우면서 겪는 이야기는 아파트에서 병아리를 키웠던 나의 이야기와 오버랩 되면서 강한 동료 의식을 느꼈다. 신문물(컴퓨터) 앞에서 힘들어 하는 구세대 사람이야기는 왜 안될까 하는 의문도 가졌다.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면서, 내가 딸이 유치원과 초등학교때까지 매일 편지를 썼던 것이 기억난 반면, 철학자의 편지에 쓰는 글들이 나의 편지와는 차이나게 고급진 표현들이 많아 멋있어 보이면서 나중에 나도 멋있는 문장을 써볼가 하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소설가인 와이프가 철학자인 남편을 위해 책을 쓰고, 딸이 그림을 그려 완성하여 남편에게 선물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 가족도 함께 무엇인가를 완성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하고 찾아보게 된다.
# 느낌있는 문장, 좋은 글귀
(니체는 크산티페야말로) 소크라테스가 필요로 했던 여성이며 그녀가 비록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로 하여금 자신의 고유한 천직에 더욱 더 매진하도록 기여했다고 주장한다.
(상담과 철학의 차이점) 철학은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학문이라면 상담은 '저 놈은 누구인가'를 묻는 학문이다.
(P152) 사랑은 들에 사는 저 새와 같이 자유로워서 길들이려고 하여도 도무지 되지 않는다. 다만 내 마음이 움직여 내가 사랑할 뿐 따라오면 도망치고 싶어지고 멀어지면 다가가고 싶은 이 마음
(p155)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한 봄이로구나. 인간이 모두 팔십을 산다고 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
봄은 찾아왔건만 세상사 쓸쓸허더라 걱정 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을 못 사는 인생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날 백발 한심허구나 아차 한 번 죽어지면 북망산천의 흙이로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 버렸으니 사후 만반 진수는 불여 성전의 일배주라 허느니라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 한들 쓸데 있나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들 말어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는다
(삶이 곧 죽음이요) 죽음이 곧 삶이라는 말을 아주 쉽게 풀이하자면 다음과 같다는 것이다. 인생에 한 선을 그어 칠십이라고 한다면 십년 살면 십년을 죽은 것이요 이십년을 살면 이십 년을 죽은 것이니, 사는 것이 곧 죽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였다.
(파블로 네루다의 시) 그러니까 그 나이였다...시가
나를 찾아왔다. 나는 모른다,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겨울에선지 강에선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도 모른다.
아니다, 목소리는 아니었다. 말도,
침묵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거리에선가 나를 부르고 있었다.
밤의 가지들로부터,
느닷없이 타인들 틈에서,
격렬한 불길 속에서,
혹은 내가 홀로 돌아올 때,
얼굴도 없이 거기에 지키고 섰다가
나를 건드리고는 했다.
(젊었을 때 들려온 다이몬)의 음성을 좇아 철학의 길을 꾸준히 걸어온 철학자는 이제 삶을 조망하고 이해하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정년을 앞두고 뜰을 내다보는 철학자의 뒷모습에 쓸쓸함이 감도는 것은 도달할 수 없는 목표에 대한 아쉬움일까. 자기와의 힘겨운 투쟁뒤에 오는 고달픔일까.
(곰브리치(E. H. Gombrich))라는 평론가는 "진정한 예술가는 자기 자신과 대화한다. 관람객이 아니라.." 라고 말했다.
# epilogue
생각하던 책은 아니었지만 간간히 나오는 철학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고, 평생을 철학자로 살아 온 엄정식 교수의 삶과 가족과 주변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 책은 철학에 대한 지식을 키울 수 있는 책을 골라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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