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logue 시민들의 이야기, 시민들의 역사를 담은 소설
어디선가 보았던 글, '역사란 이긴 자들의 이야기이다', '권력을 잡은 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미화해서 쓴 것이다' 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우리가 학교 다닐때 국사책에서 배운 역사나 TV의 역사드라마에서 본 역사들 모두 지배권력층들의 이야기이다. 조정래작가의 한강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한강은 지배층의 이야기가 아니라 해당 시대를 살았던 민중, 시민들의 이야기, 시민들의 역사를 담은 소설이다' 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꼭 알기 위해 조정래 작가의 한강을 읽어야 한다 라고 권하고 싶다.

# 책의 개요
ㅇ 제목 : 한강
ㅇ 저자 : 조정래
대한민국의 소설가이다. 1943년 8월 17일생, 법명은 인천, 등단작은 '누명', 대표작은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정글만리, 천년의 질문, 풀꽃도 꽃이다 등이 있다.
ㅇ 내용
한강은 해방 이후 이승만 대통령 시절 부터 시작된다. 6.25 전쟁, 산업화 과정과 주요 역사적 사건, 이와 관련된 사회적 갈등, 핍박받는, 배고픈, 자유를 잃은 서민들의 삶을 보여준다. 서민들의 이야기와 함께 3.15 부정선거부터 5.16 군사쿠데타, 유신헌법, 10.26 박정희 피격, 80년 5.18 민주화항쟁까지 굵직한 역사적 사건과 이 역사적 사건 사이사이를 채워가는 여러 사람들, 서민들의 삶, 이야기와 갈등을 다룬다.
ㅇ 한강은 2002년 2월 1판 1쇄 후 1판 49쇄, 2007년 1월 제 2판 1쇄 후 36쇄, 2020년 11월 제 3판 1쇄 후 2쇄까지 계속 개정되면서 독자들을 찾아갔다.
# 추천 점수 : 5점 만점에 5점 (스토리, 구성, 흥미, 교훈 4가지 평가요소)
조정래 작가의 한강은 대하소설(한 인물이나 가족, 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의 생애가 오랜 세월에 걸쳐 펼쳐지는, 구성의 규모가 큰 장편 소설)이다. 한권으로 되어 있는 장편소설도 읽기 힘든데, 한강은 10권으로 되어 있는 대하소설이라서 어떻게 읽을까 했는데, 금방 읽었다. 3월28일 도서관에서 일권을 빌린 다음 4월 21일 십권을 모두 읽었다. 길지 않은 시간에 열권을 모두 읽었다. 그만큼 재미있었다. 많은 등장인물들이 끌어 가는 이야기, 그 구성,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 온 사람들은 꼭 알아야 하는 역사적 사실까지,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독후감
(우리의 아픈 이야기)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독립군들이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만주, 중국 등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고 마지막 총 공격으로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찾고자 했다. 그런데 2차 세계대전에 참여한 미국의 원자폭탄투하로 갑자기 맞이하게 된 광복, 독립군이 주도 세력이 아니라 미 군정이 주도 세력이 되어버린 슬픈 현실이었다. 미군정은 대한민국을 미국의 친위세력으로 만들기 위해 정리해야 할 친일파를 다시 기용했다. 현대사회로 넘어가면서 새로운 나라의 기반을 만들었어야 할 시기에 일본에 기생했던 친일파가 다시 미국에 기생했다. 대한민국을 주도하는 기득권 세력이 친일파로 채워지는 슬픈 역사가 시작됐다. 이 기득권에 붙어 먹는 또 다른 기득권도 모태는 친일파이다. 청산하지 못했던 과거는 일본을 옹호하고, 우리 역사를 부정하고, 피해자인 정신대 할머니들을 조롱하는 현재가 되었다.

(사람들의 이야기) 한강을 읽으면서 메모한 등장인물의 수가 66명이다. 작성되지 않은 사람, 놓친 사람까지 합하면 더 많을 것이다. 한강은 이 사람들의 60년대부터 80년까지의 삶이다.
유일민, 유일표, 그들의 가족은아버지가 북으로 올라가서 사회에서 완전히 배제된 연좌제의 피해자이다. 친일파들이 권력을 잡기 위해서 만든, 5.16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유지하기 위해 이용한 연좌제는 그 시대의 시민들의 삶을 폐허로 만들었다.
시골에서 올라와 하층민의 삶을 사는 천두만 아저씨와 같은 그 시대의 서민들의 이야기이다. 하루 하루를 살기 위해 몸을 던져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시장에서, 공사장에서 공장에서의 삶의 이야기이다.
자신들은 못 배웠지만, 자식들은 좋은 대학, 번듯한 직장을 가질 수 있도록 농사를 짓고, 공사장에서, 길에서 일하는 부모들의 이야기, 그 부모들의 뜻대로 그리고 부모들과 같은 삶을 살고 싶지 않아 성공하기 위해 공부하고, 때로는 신의를 저버리는 젊은 세대들의 이야기이다.
깡패와 학생, 대학이나 사회에서 같은 목적을 위해 힘을 모으는 사람들, 죽을 수도 있는 월남전쟁에서, 숨쉬기도 힘든 중동 일터에서 서로 격려하는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친일을 했음에도 부끄러움을 모른 채, 또 다른 시대에 더 큰 권력을 갖기 위해 더 지저분한 일을 하는 사람들, 심지어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 바쳤던 독립군을 조롱하고 괴롭히고 목숨을 빼앗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역사적인 사건) 우리의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들이 한강에는 나온다.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1960년 3월 15일, 3.15 부정선거, 이승만을 하야하게 만든 4.19 혁명, 박정희의 18년 장기 집권을 만든 5.16 쿠데타, 72년 7.4 남북공동성명, 72년 10월 유신헌법, 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저격사건, 79년 12월 12일 전두환 군사 쿠데타, 80년 광주 민주화항쟁까지 사건들이 나온다. 시민들이 이 사건들을 함께 하고, 주체가 되었다.
(사회적인 사건) 64년 9월부터 73년 3월까지 미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을 월남으로 보낸 월남파병,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근로자들을 파견한 중동건설, 대한민국의 빨리빨리병과 심각한 부패의 결과물인 와우아파트 붕괴, 서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광주대단지 사건,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한 독일 광부, 간호사 파견 등의 내용이 있다.
# epilogue
1980년대 후반, 1990년대 초반 대학 다닐 때 태백산맥 10권을 읽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언제인지 모르지만 아리랑 10권과 한강 10권을 읽었다. 2025년 한 해 책을 읽는 해로 정했을 때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먼저 완독하고 싶었다. 도서관에 가서 찾아봤는데, 태백산택, 아리랑은 1, 2권을 누가 빌려갔고, 한강은 모두 있었다. 그래서 읽었던 순서의 역순으로 읽어야 겠다라고 생각하고 한강을 읽었다. 한강은 대한민국 민중의 현대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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