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텍쥐페리, '어린왕자')를 읽고 나서
# 시작하면서 (한번도 끝까지 읽지 못했던 책, 드디어 읽다)
많은 사람들이 책이나 방송에서 '어린왕자' 책을 언급합니다. 그래서 이전에도 몇 차례 '어린왕자' 책을 읽기 위해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건대 한번도 끝까지 읽지 못한 것 같습니다. 동화같기도 하고, 에세이 같기도 해서 흥미를 느끼지 못해 끝까지 읽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제가 성숙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난 주 6월 12일에 '어린왕자'를 끝까지 읽었습니다.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 하려는지를 제 나름대로 해석도 했습니다. 이젠 제가 성숙해진걸까요? 아니면 늙은걸까요?
# 책의 개요
ㅇ 제목 : 어린왕자
ㅇ 저자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ery)
1900년 프랑스 리옹에서 태어났다. 12세가 되던 해 앙베리와 비행장에서 첫 비행을 했다. 21세에 공군에 입대해 복무하며 조종사 훈련을 받았고, 1926년 라테코에르 항공사에 입사했다. 같은 해 문학잡지 '르나비르 다르장'에 단편소설 '비행사'를 발표하며 작가로서 첫 발을 내디뎠고, 1929년 조종사인 자신의 경험과 소회를 담은 첫 장편소설 '남방우편기'를 출간한다. 그로부터 2년 뒤 '야간비행'으로 페미나상을 수상하며 대중과 문단의 인정을 받았다. 스페인 내전 당시 특파원으로 활약했고, 2차대전이 발발하자 공군 대위로 참전했다. 1939년 '인간의 대지'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는다. 이후 미국으로 망명해 뉴욕에 머물며 '전시 조종사' , '어린 왕자' 등을 썼다. 1944년 알제리 비행중대에 복귀했고, 그해 7월 그르노블-안시 지역으로 혼자 정찰비행을 나갔다 실종되어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소설가이자 조종사였던 생텍쥐페리에게 비행중의 경험은 많은 작품의 모태가 되었다.
ㅇ 줄거리
여섯해 전 비행기를 조종하다가 사하라 사막 한복판에 추락한 주인공이 어린왕자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인공은 여섯살 때 그린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보고 사람들이 모자라고 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그림을 그린적이 없습니다. 어린왕자는 양을 그려달라고 하고, 건방진 장미꽃 한 송이가 있는 자기 행성이야기와 행성을 떠나면서 지구까지 왔던 이야기를 합니다. 왕, 허영심 많은 우쭐꾼, 주정뱅이, 사업가, 가로등 켜는 점원, 지리학자 노신사 그리고 지구에서 만난 뱀, 꽃, 장미꽃, 여우를 만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어른들이 세상을 살면서 얼마나 고독하고, 허영심을 가지고 있고, 하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른 것을 보지 못하는 것 등 우리가 극복해야 할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ㅇ 목차 :
이 책은 목차가 없습니다. 만약 저만의 목차를 정한다면
1. 나의 어린시절
2. 사하라 사막에 추락
3. 양을 그려달라는 어린왕자와의 첫 만남
4. 어린왕자의 우주여행 이야기
5. 어린왕자의 지구여행 이야기
6. 돌아간 어린왕자를 그리워하며
# 추천 점수 : 5점 만점에 4.6점 (스토리, 구성, 흥미, 교훈 4가지 평가요소)
나이들기 전에 읽었었던 어린왕자는 지루하고 따분했습니다. 어린아이 말투로 쓰여진 글이, 뱀, 여우, 장미꽃, 왕, 주정뱅이 등 나오는 등장인물 또한 철없는 어른인 나에게는 와닿지 않은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번도 끝까지 읽지 못했습니다. 이젠 지천명을 넘어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다시 어린왕자를 읽으니 우리 어른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방법,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들을 곱씹어 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읽어야겠습니다.
# 독후감
어린왕자는 어른들 마음속에 있는 어렸을 때 모습인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어른의 모습이죠. 주인공도 어렸을 때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그릴 정도로 순수했었는데, 자라면서 자기만 생각하고 명령만 하는 독불장군인 왕이 되었고, 잘난체하고 허영심 많은 우쭐꾼이 되었고, 주정뱅이, 돈만 생각하는 사업가, 그나마 남을 위한 일을 하고 있는 가로등 켜는 점등원, 직접 가보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지도를 그리는 지리학자 등 이상한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런 어른이었던 주인공이 어린왕자를 만나 어렸을 때 모습을 동경하고 '잘 보려면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를 이해합니다. 어린왕자 즉 내면에 있는 자신의 어린시절의 모습과 대화하며 우리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우고, 무엇이 중요한 지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 같습니다.
남보다 더 많이 차지하고, 더 좋은 것을 얻기 위해 경쟁하고 빼앗는 어른의 모습을 살았습니다.
어린왕자를 다시 읽고 있는 지금은 어린왕자에서 전달하는 메시지처럼 자기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관계, 서로에게 긍정적으로 길들여지는 모습으로 살고 싶습니다. 나머지 인행을 살면서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왕, 우쭐꾼, 주정뱅이, 사업가, 지리학자가 아니라 장미꽃 한송이의 투정을 이해하고, 여우가 말하듯이 서로가 길들여질 수 있는 관계를 맺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 느낌있는 문장, 좋은 글귀
(아름다움이) 한창 물올랐을 때, 꽃을 피우고 싶었다.
(그땐 아무것도 몰랐어!)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걸. 꽃은 향기를 풍겨주고 나를 비춰줬는데. 도망치지 말 걸 그랬어. 서툰 거짓말 뒤에 사랑이 숨어 있다는 걸 눈치챘어야 하는 건데.
(길든다는 것, 관계를 만든다는 뜻)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린 서로 필요해져. 너는 나한테 이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아이가 되는거고, 나는 너한테 이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여우가 되는 거지
(평범한 비밀) 마음으로 봐야 또렷하게 보이는 거다. 정말로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거든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린 왕자가 말했다. "어딘가에 우물을 숨겨뒀기 때문이야"
(물은 아기처럼 달콤했다.) 별빛 방황과 도르래의 노래와 두 팔의 수고로움에서 태어난 물이다. 물은 마음에 좋은 물이다. 마치 선물처럼, 크리스마스트리 불빛과 자정 미사 음악과 사람들의 온화한 미소가 뿜어져 나오는 여섯 살 적 성탄절 선물처럼
("있잖아, 내 꽃은 말이야,) 내가 책임져야 해! 내 꽃은 너무 연약해! 너무 순짆거! 고작 가시 네 개로 세상에 맞서 자기를 지켜야 해."
# 끝맺으면서 (내 나름대로의 해석이 가능해졌습니다.)
어린왕자는 읽은 사람의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읽혀집니다. 어린왕자는 읽은 사람의 생각의 깊이에 따라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십대, 이십대, 삼십대에서 육십대, 칠십대까지 어린왕자를 보고 느낀 점을 적으면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모습, 즉 가치관이 보일 것 같습니다. 육십대에 다시 어린왕자를 읽고 오십대때 나와 달라진 모습을 찾아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