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품 활동/책속에 길이(독후감)

(정찬주, '법정스님의 뒷모습 ')을 읽고 나서

헤드리 2025. 6. 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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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logue 무소유

법정스님을 가장 잘 나타내는 개념이 '무소유'입니다. 이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 삶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내려놓는 용기를 말합니다. 법정스님의 말씀입니다. "이 세상에 빈 손으로 와서 빈 손으로 가는 인생이다. 짐을 내려놓고 쉬어라, 쉼이 곧 수행(修行)이다." 법정스님의 책을 읽은 적은 없지만 신문이나 TV에서 스님에 대한 기사나 방송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단순히 불교의 가르침이기보다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셔서 정겹습니다. 정찬주님의 '법정스님의 뒷모습'을 읽고 나서 다시 한번 법정스님을 생각하게 되고 고즈넉한 산사를 찾아가 걷고 싶습니다.

[법정스님의 뒷모습 표지]

 

# 책의 개요

ㅇ 제목 : 법정스님의 뒷모습

ㅇ 저자 : 정찬주

자기다운 삶으로 자기만의 꽃을 피워낸 역사적 인물과 수행자들의 정신세계를 탐구해 온 작가 정찬주는 1983년 <한국 문학> 신인상으로 작가가 된 이래, 자신의 고유한 작품세계를 변함없이 천착하고 있다. 국어교사로 잠시 교단에 섰다가 월간 <불교사상>에서 편집자의 삶을 시작했으며, 십수 년간 샘터사 편집자로 법정스님 책들을 만들면서 스님의 각별한 재가제자가 되었다. 법정스님에게서 받은 '세속에 있되 물들지 말라'는 무염(無染) 이란 법명을 마음에 품고, 전남 화순 계당산 산자락에 산방 이불재를 지어 2002년부터 그곳에서 텃밭을 일구며 자연에 둘러싸여 집필에만 전념 중이다.

[정찬주 작가는]

 

ㅇ 줄거리

법정스님의 제자인 정찬주 작가가 법정스님을 그리워하면서 지은 에세이 또는 수필형식의 글입니다. 1부에서는 스님이 생전에 만났던 사람들, 겪었던 일들, 생각들을 정리해놓았습니다. 스님의 말과 행동을 우리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정찬주 작가가 알기 쉽게 써놓았습니다. 2부에서는 정찬주 작가가 법정스님의 가르침대로 이불재에서 겨울, 봄, 여름, 가을 계절별로 살아가는 모습과 이야기들을 적어 놓았습니다.

 

ㅇ 목차

<1부> 뒷모습이 참모습이다. (마지막 봄 말씀, 스님, 고향이 어디세요?, 스님의 가정방문, 파리에 대하여, 대통령의 초대, 스티브잡스와 선, 스님의 모국어 사랑, 달라이라마는 어떤 분입니까?, 뒷모습이 참모습이다, 무소유를 소유하려는 세상, 입과 눈과 귀, 49퍼센트와 51퍼센트, 여러 사람에게 갈 행복, 좋은 친구 찾기, 혼밥과 혼차, 세권의 책, 절은 절하는 곳이다. 고승의 조건, 너무나 인간적인 축사, 후회스러운 선물, 수행자인가, 수필가인가?, 사진 한 장을 받다, 법정스님 찻잔, 부처님의 바보 제자, 우연은 없다.

<2부> 법정스님처럼 (이불재 겨울-연통과 소통, 무소유 길, 살얼음판 위에 선 인생, 사립문과 고드름, 산중의 바깥식구들, 한 뿌리의 이파리들, 낙향한 작가의 예의, 이불재 봄-텃밭의 호된 가르침, 소나무를 심은 뜻은, 어디가 머리이고 어디가 다리인가?, 씨앗은 진퇴를 안다, 잡초와 약초, 차를 마시면 흥하리, 이불재 여름-고요한 아침식사, 칡덩굴의 탐욕, 1004달러, 더울 때는 더위 속으로, 길고양이의 보은, 참된 공생이란, 외로움이 힘이다, 달을 구경하다, 이불재 가을-도자기의 환골탈태, 아버지 이순신, 모든 생명의 가치는 같다, 은목서 향기에 가을이 깊어가네, 고갯길이 인생길이다, 카잔차키스를 찾아서, 산방의 가을 손님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 추천 점수 : 5점 만점에 4.8점 (스토리, 구성, 흥미, 교훈 4가지 평가요소)

잔잔한 내용의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마음이 포근해졌습니다. 스님을 돌아보며 나를 내려놓는 방법을 배우는 것, 스님을 닮고 싶어하는 작가의 삶을 들여다 보면서 내 삶을 그 길에 놓아보는 것,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바라볼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는 책입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정찬주 작가와 법정스님의 또 다른 책을 읽어야 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느낌있는 문장, 좋은 글귀

(톨스토이의 인생독본)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은 지금 이 순간이고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이 순간에 만나는 사람이고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일은  지금 이 순간 만나는 사람에게 사랑과 자비를 베푸는 일이다.

 

(눈부신 봄날입니다.) 다시 만나 다행입니다. 

 

(불교 경전에서) 연꽃을 비유로 드는 것은 어지럽고 흐린 세상에 살면서도 거기에 물들지 말라는 뜻에서다.

 

(법정 스님은) 버리고 떠나기를 강조하셨다.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그러므로 차지하고 채우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침체되고 묵은 과거의 늪에 갇히는 것이나 다름없고, 차지하고 채웠다가도 한 생각 돌이켜 미련 없이 선뜻 버리고 비우는 것은 새로운 삶으로 열리는 통로이다.

 

(달라이 라마가) '자비'를 '친절'이라 말한 바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자비란 나와 남의 한 몸이라는 깨달음에서 우러나는 마음이나 태도이다. 나와 남이 한 몸이니 남에게 친절한 것은 나에게 친절한 것이기도 하다. 깨달음 없이는 결코 하기 쉬운 표현이 아니다.

 

(참사람은) 삶도 죽음도 없어. 죽어도 산 사람이 있고, 살아도 죽은 사람이 있어. '지금 여기서'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 있지

 

(불가에서는) 자작자수란 말이 있다. 행복이란 스스로 지은 만큼 스스로 받는다는 말이다. 스님께서는 여러 사람에게 가야 할 행복이 한 사람에게만 가는 것을 경계하셨을지 모른다. 그렇다. 공짜를 좋아하는 세상에서 모름지기 수행자라면 이러한 '행복의 문법'까지 가르쳐주는 것이 바른 도리이지 않겠는가.

 

(초기 경전인 '수타니파타')에 나오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의 가르침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참으로 친구를 얻는 행복을 기린다. 자기보다 뛰어나거나 비슷한 친구와는 가까이 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친구를 만나지 못할 때는 허물을 짓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좋은 친구는) 먼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가까이 있습니다. 그 친구가 지닌 좋은 요소, 좋은 향기를  내가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과나무는) 인이고, 사과밭은 연이라고 하셨다. 같은 사과 씨라도 평평한 밭과 비탈진 밭에서 자란 사과나무의 사과는 모양이 다르다고 강조하셨다. 밭에 따라 사과 모양이 달라진다는 것. 인은 직접적인 원인이고 연은 간접적인 원인이라는 말씀이었다.

 

(덕화라고) 부르는 향기롭고 그윽한 단어가 오늘따라 유난히 그립다. 덕이란 인이고 사랑이고 자비가 아닐까?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군더더기를 없애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생명은) 한 뿌리입니다. 나와 이웃은 한 뿌리의 이파리들입니다. 한 이파리가 불행하면 다른 이파리도 불행하게 됩니다. 이것이 내가 행복해야 할 이유입니다. 따리서 나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내 생명을 지켜야 할 무한책임이 있습니다.

 

(고객숙인 벼들의 향기는) 코를 자극하는 꽃향기와 달리 은근한 매력이 있다향기로울 향자는 벼 화자에 날일자의 조합이다가을 햇살에 익어가는 벼들의 향기에말로 1년 농사를 지은 농부들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선물이다.

 

 

 

# epilogue

글이 편합니다.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줍니다. 책에서 본 좋은 글을 다른 이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책을 읽고 두가지 목표가 생겼습니다. 한가지는 정찬주 작가님의 책을 모두 읽고 가장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 사서 계당산 산방 이불재에 방문해서 정찬주 작가님의 차를 한잔 얻어 마시고, 책에 사인을 받고 싶습니다. 또 한가지는 소록도에서 30여년간 젊음을 바쳐 한센병 환자들을 돌본 마리안느 수녀님이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 사신다는데, 올 가을 오스트리아에 여행갈 때 기회가 된다면 만나뵙고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식사를 함께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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